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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수업 입문에 대한 단상 - 박은숙(고등학교 국어교사)

나는 교직경력 22년차의 고등학교 교사이다.

22년 동안 어지간히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떠나보내며 내 일에 대해 나름대로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끼며 지내왔다.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할 것 같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좋았고, 그 동안 교사로서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면서 자신 있게 많은 상담을 해 왔다.

흔히 타로는 ‘점성술’의 일종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문학을 배우고 가르치고 있는 나로서는 타로 리딩이란 ‘상징의 해석’의 일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상징을 어떻게 잘 읽어내고 해석해 내느냐가 타로리더의 자질이나 능력이 아닐까 생각했고 어쩌면 이것도 학생들을 만날 때 좀 더 폭넓은 상담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타로 초급반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전문적인 타로 마스터인 선생님께도 카드를 읽는 방법, 상징을 어떻게 해석해 내는지 그 기교를 배우는 것으로 오해했었다. 그런데, 첫수업을 하면서 뭔가 다른 신선한 충격을 느꼈고 두 번째, 세 번째 수업을 하면서 뭔가 긴장된 흥미와 기대, 설렘을 느꼈다고나 할까. 나름대로 유연한 사고와 포용력, 그리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친절한 인간성을 지니고 있다는 나의 착각을 매 시간마다 깨부수는 연습을 했다.

이 수업은 타로수업이라기보다는 독서토론에 가까웠고, 우리가 늘 당연히 생각했던 사실이나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보는 역발상 연습을 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두 시간이라는 시간은 늘 부족했고, 나와 사뭇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 자신이 너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어쩌면 참 나는 어설픈 교사였겠다 라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초급반 수업을 마친 기념으로 숙제를 하게 되었다.
숙제 내용은 주변 사람들에게 기본배열 3명, 말발굽 배열 3명에 대해 타로리딩을 보아주라는 것이었는데, 처음엔 순전히 재미로 봐 주었다. 사실 초급을 마쳤다고는 하나 아직 카드 78장에 대한 개념도 덜 잡히고 뭔가 뿌옇게 안개가 낀 것처럼 이해가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큰 의미 두지 않고 본 것이었다. 친구들이나 가족들, 그리고 동료들 타로리딩을 하는데, 문득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아주 많이 부족한 내가 감히 그 사람들에게 함부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타인의 인생에 뭔가 어줍지 않게 상담을 해준다는 것이 참 두려워졌다.

이젠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본격적인 타로수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큰 욕심 부리지 말고 공부도 명상도 마음 비움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천천히 좀 더 단순하게 그것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볼 것 !! (박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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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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