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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진 (30)

전부터 뜻만 있었던 최정안 선생님의 타로 수업을 받기로 결심한 것은 내게 개인적으로 복잡한 사정들이 연달아 생겨나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지난 1월 말의 일이었다. 그때까지는 타로라든가 오컬트라든가 심리학, 상징, 그런 것을 좀 체계적으로 공부해 두면 글 쓰는 데 두고두고 좋은 밑천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단순히 점 보는 방법을 속성으로 가르치는 강좌와는 달랐다. 메이저부터 진도 빼고 마이너 하나씩 나가는 강의도 아니었다. 카드와 카드의 관계를 생각하고, 동시에 사람의 성장을 생각하며,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생각하며 정작 배운 것은 카드 낱장의 뜻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의 마음에 대한 것, 그런 쪽이었다. 초급반은 최소 2개월, 개인차에 따라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말에 열과 성을 다해 달리는 과정에서, 웬만해서는 울지도 않던 나는 급기야 수업시간에 빼라는 수업 진도는 안 빼고 엉엉 울음을 터뜨리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래도 그런 식으로 한번 폭발을 하고, 어깨에 들어간 힘도 빼고, 그러고 보니 세상은 그동안 생각하던 것보다는 조금 더 재미있는 곳이었다. 가족들과의 꼬여있던 관계도,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듯 일단 집을 떠나 생활하며 다시 돌이킬 수 있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나를 힘들게 하던 문제도 조금씩 답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상황은 계속 변화하고 있고, 아마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최적해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가 궁금해서가 아닌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서 타로를 배우겠다면, 최정안 선생님의 타로 강의를 듣는 것은 어떨까. 단, 카드를 놓고 답 나올 때 까지 질문을 하니 기본적으로 생각은 많이 해야 하며, 주입식 교육도 아니고 교재 없는 것은 물론 필기도 못 하게 하니 꽤 노력이 필요한데다, 책 좀 읽었다고 자부하였는데도 읽어야 할 책 숙제도 상당히 많았으니, 놀멘놀멘 배울 생각이라면 조금 다시 생각해 보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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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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