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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회 (45) 주부

타로스쿨 초급과정을 마치며

‘숙제!!’
‘내게 왜 이런 걸 시키는 거야?’
가끔씩 최정안 선생님이 요구하는 부분들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서 지금 느끼는 것들은 ‘아, 이래서였구나.’ 하는 또 다른 단계로의 생각의 확장.

인터넷을 뒤져 타로스쿨을 알게 되고 타로를 배우기로 결정했을 때만해도 타로스쿨이라는 곳이 있고, 일대일 교육이라는 점, 서울이라는 점 등 조건이 나와 맞아서 최정안 선생님이라는 분과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많은 조건들이 나를 끌었다고 생각했는데 초급과정을 마친 지금에서는 이러한 인연을 만날 필요가 있었기에 선택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갑작스런 삶의 변화로 인해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시기에 내가 선택한 건 ‘생각을 닫아 버리기’였다.
그즈음 타로를 시작했다.
그냥 하루하루를 반응만 하고 살고 있었던 내게 수업 첫날 선생님이 요구한 것은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 이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하며 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는데 선생님은 수업시간마다 내 머리를 쥐어짜게 만드는 질문들을 던져댔다.
수업이 끝나면 머리는 띵하고 내가 무슨 말을 지껄였는지 조차 모르겠는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초급과정이 끝났다.
솔직히 수업에 임하는 나의 태도는 타로를 배우겠다는 어떤 의지보다는 심리 상담에 가까운 기분으로 수업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분들처럼 가치관의 재정립까지 갈 정도로 발전적인 모습은 아니다.
다만, 다시 생각이라는 것을 할 용기가 생겼고, 기특하게도 가끔씩은 생각이라는 놈이 쥐어짜지 않아도 밖으로 ‘통’ 튀어나오기도 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살갗을 간질이는 그런 단계까지 되었다고나 할까.

선생님이 들어주셨던 이야기 중에 어떤 랍비가 했다는 말이 내 삶 속에 깊숙이 박혔다.

‘그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 말과 마주하게 해 준 최정안 선생님께 감사를 전한다.

앞으로 해야 할 과정어세는 조금 다른 마음가짐으로 수업을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빨대가 되리다.’
와이즈맨의 비호아래 계시는 선생님의 지혜는 무궁무진하실 터이니 빨대로 쪽쪽 빨아도 무리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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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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