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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원 짜리 행복

30원 짜리 행복

이 이야기의 시작은 좀 오래되었다.

4-5년 전쯤 친구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공중전화 박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솔깃한 소리였다.
궁금해서 채근하자 순순히 말하기 시작하는데, 동전 공중 전화기에는 가끔 낙전이 30원에서 50원 가량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여기다가 나머지 돈을 채워서 100원을 만들면 낙전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잠깐 생각을 해 보고 한참을 웃었다. 도대체 그렇게 해서 벌 수 있는 돈이 과연 하루에 얼마란 말인가? 그리고 그렇게 해서 도대체 인건비는 나오는 건가??

그 뒤로 그 이야기는 한참 잊혀 졌었다.

그리고 1-2년쯤 전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공중전화에 낙전이 있는걸 보고 옛 친구의 기억이 났다. 잠깐의 미소와 함께 나는 가방에 동전을 조금 넣고 다니기 시작했고, 낙전이 있지만 동전이 없어서 낙전을 꺼내지 못할 때마다 내가 꽤 많은 동전을 모았구나 라며 작은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전 다른 친구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친구는 나에게 '행복하세요?'라고 물었고 나는 진심으로 '행복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친구에게 '행복하세요?'라고 물었지만 그는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것 같습니까? 라고 물었더니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당신의 친구 중에서 안정된 직장을 가진 사람에게 행복한지 물어 보세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잊었다.

며칠 뒤에 그 친구가 다시 말하길 '공무원을 하는 친구들에게 물었지만 아무도 행복하다고 하지 않네요'라고 말했다. 나는 '나는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행복합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당신이 정말 안정된 직장을 가지면 행복할까요? 당신의 친구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곳에 행복이 있을까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잊혀 진 이야기가 되었다.

다시 며칠 뒤에 그 친구와 함께 거리를 걷게 되었다. 그러다 낙전이 있는 것을 보게 되었고 나는 의례 그렇듯이 낙전을 챙겼다. 그리고 웃었다.
그 친구가 왜 웃느냐고 물어서 행복해서 웃는다고 했다.
겨우 30원을 얻었을 뿐인데 행복하냐고 친구는 물었고, 나는 당연히 그렇다고 했다.
'이것이 나의 행복의 구슬입니다. 이 작은 구슬들을 꿰어서 하나로 묶을 때 행복의 보물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작은 행복들로 구슬을 만들지 못한다면 아마도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그 친구는 나에게 2000원 짜리 동전지갑을 선물하고 자신도 2000원짜리 동전지갑을 샀다.

그리고 그 친구는 며칠 뒤에 '30원 벌었습니다'라는 문제를 보내주었다. 해맑은 미소와 함께.
나의 대답은 간단했다. '30원 벌었다는 문제를 보내는데 쓰인 비용이 30원입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하지만 돈 보다는 더 많은걸 얻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4000원을 벌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행복은 정말 큰 것이 아닌 것이다.
정말 식상한 이야기지만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낄 수 없다면 큰 것에서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점점 더 큰 자극을 원할 것이고, 그것은 끝없이 계속 될 것이므로 결국은 아무리 큰 자극이 온다 하더라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일부러 애써서 라도 작은 행복을 느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나는 오늘도 30원짜리 행복을 찾으러 지하철을 다니며 버스를 타며 거리를 걸으며 공중전화부스를 기웃거린다.

타로마스터 최정안
등록자

최정안

등록일
07-30
조회
6,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