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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승 (23) KAIST 물리학 석사

어릴 때 우연히 타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로 주위 사람들에게 점을 봐주면서 상대방을 좀 더 잘 알게 되고, 고민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나 스스로도 배우는 점도 많았기에 타로를 취미로서 즐기고는 했다. 하지만 항상 마음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제대로 된 해석을 하고 있는지, 내가 해주는 조언들이 과연 옳은지 의심이 들었고, 여름방학을 맞아 이참에 제대로 배워보자는 마음을 먹고 타로 스쿨을 찾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다른 강좌들에 비해 상담자로서의 책임 의식을 강조하는 면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을 했고, 단순히 카드의 해석만 배우는 게 아니라 좀 더 진지하게 타로에 대해서 접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 정도만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본격적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이전까지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많은 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고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러는 가운데 내가 세상을 바라보던 시선이 결코 논리적인 결론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대부분 감정적인 판단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더 이상 반박할 수 없는 근원적인 결론들을 도출해내고, 이를 통해 삶의 다양한 측면을 바라보다 보니 초급 강좌가 끝날 때 즈음엔 홈페이지 소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다루는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수강생은 자신의 삶과 인생의 철학이 해체되고 다시 재정립을 경험하게 됩니다.’라는 말이 단순한 홍보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사실 수업을 듣기 전에도 심각한 고민 없이 평탄한 삶을 살고 있었기에 나로서는 가치관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큰 혼란을 느끼지 않았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행복해지고 싶어요.’가 아닌 ‘지금 행복해요.’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과, 이전까지는 말 그대로 어찌어찌하다보니 다행히도 큰 고민이 없었던 것이라면 이제는 그런 일이 생긴다 해도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원인을 찾은 후에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를 배웠다는 것이다.
또한 강의를 시작할 무렵에는 일주일에 한 번의 수업이 너무 적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적어도 그 정도의 시간 간격은 필요했던 것 같다. 매 수업마다 이전까지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주제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일상 속에서 틈틈이 그 내용들에 대해 생각을 하다보면 다음 수업이 찾아올 때 즈음에야 비로소 체화되는 것을 느낀다.

초급 과정이 끝난 후에 몇 번 사람들에게 타로를 봐 주면서, 카드를 해석하는 법을 배우는 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느꼈다. 빠른 시일 내에 카드를 공부해서 사람들에게 정확한 점을 봐주는 게 목표라면 3개월의 초급 과정이 길고 지루한 워밍업으로 보일 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중급 과정을 시작하는 나로선 요리를 시작하기에 앞서 신선한 재료들을 다 갖춰두고 막 칼을 들기 시작할 때의 설렘을 느낀다. 타로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나를 사랑하고, 매 순간 옳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무척 즐겁고, 다음 수업에는 또 어떤 것을 배우게 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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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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